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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창고 카페의 긴 창문으로 보이는 밭에도, 시문 교차로 주유소 공터 너머에도, 마을 어귀 곳곳에도 수수한 종 모양의 흰 꽃을 줄기 끝마다 달고 있는 작물이 있습니다. 바로 참깨입니다. ‘가뭄으로 참깨 흉작은 없다’는 말처럼 참깨는 과습에 취약한 작물입니다. 참깨가 자라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가 7, 8월인데 우리나라는 이때가 장마철이라 비로 인한 피해를 입을 때도 많지요. 유난히 가물어서 걱정인 해입니다. 우리가 아끼는 나무들도, 여름을 장식하는 수국도 비가 충분치 않아 제 기세를 펴지 못한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참깨만은 제 세상을 만난 듯 고민이 없어 보입니다. 건조한 땅을 딛고 하루가 달리 키가 자라는 참깨를 보며 가뭄의 근심을 잠시나마 덜어봅니다. “ 참깨 좀 차라보소(쳐다보소), 을매나 잘 됐는지.”라는 마을 어르신들의 말씀을 위로 삼으며 조만간 찾아올 단비를 기다려봅니다.
올해 돌창고의 첫 전시 《슬로 모션: 남해 보호수 展》이 문을 열었습니다. 2019년부터 매년 이어가고 있는 남해 보호수 전시는 보호수를 주제로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선보이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경 작품 <여러 갈래의 시간>과 영상 작품 <보호수는 알았을까>를 통해 몇 백 년을 살아온 나무의 시간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돌창고 전시장에서 확인해 주세요.
청각바지락볶음&청각채국 / 설천 문항마을 윤복아 어머님(1952년생) 인터뷰
청각은 깊은 물속에 있기 때문에 인자 한 여덟아홉 열물 이 사이에 물이 많이 나면은 들어가 손으로 뜯어요. 파라수름 해가지고 커. 손바닥 같이 이리 넓고. 바다 보면 산호초처럼 지다마니(길게) 요리 생기가지고 이뻐. 끓는 물에 살짝 데쳐가지고 그래가 그게 새파랗게 되거든. 그러면 참기름하고 간장 넣고 바지락을 딸각딸각 볶아. 볶은 후에 익으면 청각을 좀 칼로 잘라가지고 넣어. 그리고 인자 마늘 좀 다져 넣고 청각에서 국물이 생기거든. 그러니까 국물 자박자박 해가지고 먹으면 참 맛있어요. 지금도 그렇게 해 무면 맛있어요.
그리고 또 옛날에는 그 청각을 말린걸 가지고 양파 같은기랑 해가 채국도 해먹었어. 시원하게. 그럼 그것도 맛있어요. 우리는 그걸 채국이라 그러거든요. 인자 풋고추하고 간장하고 물하고 청각. 거기다가 인자 양파 같은 거 살살 썰어 넣고. 또 오이도 짜끔(조금) 넣어도 좋고. 청각은 말룬거 데쳐가지고. 말룬 걸로 해야 그기 또 괜찮더라고. 옛날 어르신들이 많이 해먹었지, 요새 사람들은 또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 근데 내는 좋아해.
돌창고를 운영하는 헤테로토피아 팀이 경남 지역의 매력적인 건축공간을 발굴하여 그곳으로의 여행을 제안하는 『경남건축여행』을 출간했습니다. 경남 18 개 도시에서 30개 건축 공간을선정해 풍부한 이야기와 사진을 담았는데, 공간을 탐방하는 과정대로 장면을 소개하여 실제 여행자의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경남건축여행』과 함께 우리 지역의 매력을 깊숙이 경험할 수 있길 바랍니다.
돌창고 비주얼디렉터 스기하라 유타
후지요시다시는 텍스타일 산업을 관광 자원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후지요시다시는 후지산을 중심으로 하는 관광 정책을 펴왔는데, 몇 년 전부터 텍스타일 산업을 관광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마켓 이벤트 「하타오리 마치(ハタオリマチ) 페스티벌」입니다. (‘하타오리(ハタオリ)’=텍스타일 | ‘마치(マチ)’=동네)
이 축제는 1년에 한 번 가을에 열립니다. 2016년에 시작해서 벌써 6년째, 이틀 동안 1만 명 이상의 사람이 모이는 큰 축제가 되었습니다. 인구 4만의 작은 도시 후지요시다에 말이죠.
행사 콘셉트는 ‘텍스타일 동네가 주재하는 마켓 이벤트’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 산지의 텍스타일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 많은 사람들을 오게 하는 것입니다.
사실 후지요시다에는 200개의 텍스타일 공장이 있는데, 이 중 행사에 출점하는 곳은 20개 남짓. 행사 큐레이터가 세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공장은 출점하지 못합니다. 시에서 주재하는 행사에 후지요시다의 가게가 출점하지 못하는 건 너무하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수준이 높은 가게만 출점한다는 룰이 결과적으로 많은 팬층을 만들었고, 공장들에는 이 행사에 나가고 싶다는 모티베이션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6년, 동기 부여가 된 후지요시다 텍스타일 공장들의 출점 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타오리 마치 페스티벌」은 산지를 활성화하는 행사로 평가되어 경제 상업청으로부터 상을 받았습니다.
「하타오리 마치 페스티벌」에는 100여 개의 매장이 출점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출점하는 매장 전부가 후지요시다의 텍스타일 가게인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실 이 이벤트에는 일본 전역에 있는 푸드 및 크래프트 가게가 출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