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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남해안 백미, 게미가 있네

Release

이상희 통영음식문화연구소장 ‘통영백미’

남해 헤테로토피아 최승용·한다정 ‘어부의 밥상에는 게미가 있다’

남해안의 맛을 기록한 책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이상희 통영음식문화연구소장의 ‘통영백미(남해의 봄날 刊(간))’와 남해 헤테로토피아 최승용·한다정의 ‘어부의 밥상에는 게미가 있다(3people 刊)’. 두 권 모두 각 지역의 작은 출판사에서 만들었는데, 향토 식문화의 뿌리를 찾겠다는 출발선과 바다의 것을 재료로 한다는 점이 같지만, 차려진 맛의 풍미는 확연히 다르다.

요리 전문가가 40여 년 통영 시장통 찬모들에게 배운 지역 음식 문화 이야기는 바다 날것의 풍성한 진미가 느껴지고, 지역의 청년들이 남해 어부들의 집을 찾아가 그들의 밥상과 삶을 기록한 이야기는 바다 속의 깊고 짠맛이 난다.

통영과 남해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길어 올린 밥상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통영백미

‘바람 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 / 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 / 파래에 아개미에 호루기의 젓갈이 좋고 / 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 / 밤새껏 바다에선 뿡뿡 배가 울고 /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 -백석 ‘통영2’ 일부-’

시인 백석이 예찬한 통영. 그 바다에서 건진 사계절은 어떤 맛일까. 통영음식문화연구소 이상희(57) 소장의 에세이집 ‘통영백미(남해의 봄날)’를 읽으면 알 수 있다.

이상희 소장은 요리연구가 겸 사진작가이다. 그는 한동안 화려한 통제영 음식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마흔 셋에 위암 선고를 받은 후 음식을 대하는 생각이 달라졌다. 5년간 치유 과정을 겪으면서, 제철 식재료로 만든 소박한 음식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이 책은 40년 간 통영 시장과 섬 구석구석을 직접 촬영하고 기록한 내용을 담았다. 통영에 정착한 후 시장과 섬의 할머니들과 나눴던 음식·물산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녹아 있다. 1월 복어부터 12월 대구까지 월별 백미와 조리법이 소개돼 있다. 책장을 덮고 나면 1년간 통영의 진수성찬을 원 없이 맛본 느낌이다. 백미에 곁들인 이야기도 맛있다.

이맘때 쯤 먹으면 가장 맛있는 통영 음식은 무엇일까. 2월의 백미는 ‘멍게’다. 멍게를 맛있게 먹으려면, 독특한 향과 맛 그대로 즐기면 된다. 이 소장은 ‘계절의 맛을 기다리는 미식가들의 참을성이 바닥날 즈음 만나는 식재료’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멍게를 초장에 찍어 먹는 것 외 다른 방법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생각보다 다양한 음식에 잘 어울린다. 가장 부담 없는 것이 멍게비빔밥이다. 바다 향을 머금은 멍게와 해초가 어우러진 멍게비빔밥은 오도독한 식감과 깔끔하고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신선한 멍게로 양념멍게를 만들어 놓으면 간단히 구할 수 있는 재료를 더해서 한 그릇 뚝딱 만들 수 있다. 입맛 없을 때 먹으면 좋다. -p32’

이 소장은 오랜 시간 통영 음식에 매달리며 깨달은 점이 있다. 맛에는 마침표가 없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재료와 솜씨보다 음식을 만드는 마음이라고. 앞으로 통영음식 문화에 대한 기록을 담은 ‘통영 음식 백서’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먹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만드는 음식은 달라요. 음식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이라 음식을 하는 이와 먹는 이의 마음이 중요하거든요. 그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먹거리를 앞에 두고 마음 통하는 사람들과 둘러앉아 있으면 그 무엇도 부럽지 않습니다”

그의 바람대로, 통영백미를 맛본 이들과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려본다.

주재옥 기자 jjo5480@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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