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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함께했던 경남 음악신 그리워
|솔직한 감성 가득한 좋은 음악 듣고파

“좋은 음악이 듣고 싶어요.”
지난 3월 남해에서 만난 포크 가수 권나무가 문득 건넨 말이다. 그는 남해 돌창고 기획 전시 ‘돌돌돌전(展)’ 개막식 여는 공연을 하러 왔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뒤풀이 자리에서 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경남에서 활동할 때가 참 그립다고 했다. 아마 그가 말하는 좋은 음악이란 완성도가 아니라 오롯이 솔직한 음악으로 함께 어우러지던 그때, 그 마음에 대한 것이리라. 그렇다면 권나무의 말은 이렇게 다시 써 볼 수 있겠다.
“그 시절 우리가 함께했던, 좋은 음악이 듣고 싶어요.”
권나무가 막 활동을 시작한 2014, 2015년 경남에도 음악신이란 게 있었다. ‘수줍은 컨트리’ 조용호, ‘청아한 포크’ 권나무, ‘춤추는 록’ 바나나코, ‘밥 많이 먹는 삼촌’ 엉클밥, ‘어디로 튈지 모르는 로커’ 존 스트롱맨. 여기에 나이스크림, 어코스틱 슈가, 수요일밴드, 이든, 곰치, 마인드트레블, 없는 살림에 같은 친구들이 열심이었다. 간간이 언더그라운드 포크계 거두 김일두, 마산 출신 걸출한 블루스 컨트리 김태춘이 함께했고, 서울에서도 정밀아, 신승은, 수평선 같은 친구들이 합류하곤 했다.
우리는 자주 진주에서, 때론 창원에서, 가끔 김해와 통영에서 만났다. 진주에서는 동성동 다원과 칠암동 부에나비스타란 공간에서 즐겨 공연했다. 창원 공연은 창원대 앞 나이트트레인과 상남동 재즈클럽 몽크에서 시작해 가로수길 카페 레티튜드21 지하에 있던 공연장 묘지로 이어졌다. 김해에는 재미난쌀롱이 있었고, 통영에는 커피로스터즈 수다가 있었다.
경남 음악신의 부흥에는 진주를 중심으로 활동한 예술기획자 김재희의 ‘오프스테이지 라이브’ 영상도 한몫했다. 편집 없이 한 번에 찍는 원테이크 기법으로 라이브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경남에도 멋진 음악가들이 있다는 것을 전국에 알렸다.
그때 경남 음악가들은 다들 젊었고, 젊은이다운 고민을 한가득 품고 있었다. 공연을 마친 후 술잔을 앞에 두고, 때로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해, 때로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때로 먹고사는 일에 대해 오래오래 이야기를 나눴다. 이렇게 나눈 감성은 그대로 새로운 노래에 녹아들었다.
당시 어느 공연 뒤풀이 자리에서 권나무가 내게 말했다.
“가끔은 음악을 한다는 게 좋은 것도 같은 게요, 다 말할 필요 없이 그냥 느끼게 할 수 있거든요. 내가 솔직하게만 음악 한다면 사람들이 알아서 느낄 거고, 또 자기 삶에 비추어 그 노래를 이해하겠죠.”
권나무는, 그리고 우리들은 그 시절 우리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다. 요즘 보니 경남에 음악하는 친구들 움직임이 다시 활발하다. LP 발매를 하기도 하고, 인디 차트에도 한 번씩 등장한다. 이제는 모르는 음악가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음악이 듣고 싶다. 다시, 마음이다.
/이서후 문화체육부장기자 who@idomin.com